2024. 9. 16. 06:16ㆍ카테고리 없음
인천공항에 도착한 이후 약 이십여일이 지났다.
매일 매일 숙소가 바뀐다.
가끔 이틀을 묵는 곳이 있지만 대개 하루다.
현대판 노마드(유목민) 와 다를 바 없는 것 같다.
날마다 짐을 풀고 싸는 것이 보통일은 아니다.
그런데 사람 사는 게 늘 그렇듯 날마다 반복하니 일상이 되어 간다.
군대간 어리숙한 이등병이 시간 지나면 숙달된 조교가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미국에서 주로 사용하던 호텔 예약 앱은 Airbnb, booking.com, Tripadvisor 였다.
그런데, 한국 호텔을 예약하려고 조사해 보니 아고다(Agoda) 라는 앱이 있었다.
아고다는 싱가포르에 본사가 있는 아시아 기반 앱이다.
아시아 여행을 할 때는 아고다 앱으로 예약하는 것이 다른 앱보다 물량(호텔 리스트)이 더 많고 가격도 더 저렴한 걸 발견했다.
처음 묵을 명동과 인사동의 숙소는 미국에서 Agoda 로 예약해 두었다.
서울에 와서 앱으로 내가 묵고 있는 현재 숙소의 현재 가격을 검색해 보니 미리 예약했던 가격보다 더 저렴하게 나와있다.
비수기라 그런지 빈 방이 꽤 있는 것 같다.
당일 빈방이 있으면 당연히 호텔이나 아고다 등에서는 가격을 내린다.
난 그 이후로 숙소는 며칠 전부터 미리 예약하지 않았다.
전날 저녁이나 당일 아침에 예약한다.
어떤 때는 정오 쯤 여러 숙소를 검색하면 호텔끼리 가격 내리기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을 발견 할 수 있다.
수도권을 벗어나고 부터는 가는 곳마다 우리가 전세 낸 것 마냥 사람이 없다.
외국인 뿐 아니라 내국인도 거의 없다.
가는 곳 마다 들르는 그 큰 박물관에는 관람객이 우리뿐일 때가 대부분이다.
사진을 찍어도 엑스트라로 찍히는 사람이 거의 없는 이유다.
덕분인지 의림지 박물관에서는 방송국 기자가 취재하다가 우리에게 방송용으로 내보내도 되겠냐고 묻길래 OK 했다.
서울 분당 용인 양양 의정부 가평 양평 평창을 거쳐 의림지에 왔다.
이 곳은 제천이 아니던가?
친한 친구의 고향이다.
까까머리 친구가 아마 여기로 소풍 몇 번 왔을 법하다.
제천은 거의 처음 오는데 친구의 고향이라 생각하니 친숙하다.
학교 때 국사책에 나왔던 의림지이다.
삼한시대에 만들어졌다는 데 아직도 농업에 이용된다니 대단하다.
2천년간 무한 충전 방전을 반복하며 꾸준히 필요한 곳에 물을 대 주고 있는 것 아닌가?
수천 년 쓰는 배터리 같다.
인간이 만든 것 중에 2천여년 동안 꾸준히 작동하는 존재가 또 무었이 있을까?
호수 주변 둘레길에 아름다운 시들이 게시돼 있어 운치가 만점이다.
의림지를 떠나 배론 성지로 향한다.
꼬불꼬불 산속길이다.
박해를 피해 안전한 산골로 들어온 천주교 신자들이 이후 발각되어 다수가 순교한 곳이다.
약 200여년 전 일이다.
우리가 누리는 종교의 자유, 믿을 자유, 안믿을 자유를 획득한게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 자유를 지구상의 많은 곳에서는 아직도 누리지 못하고 있으니...
왠지 감사의 마음이 스멀스멀 피어 오른다.
사실 ...
세상엔 감사할 일이 널려 있는 데
우리는 몇 안되는 불평 불만에 큰 소리를 낸다.
가족 모임이 있는 충주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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