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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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고국 여행기를 마치면서
고국을 방문한지도 어언 1년이 다 되었다.두어 달 간의 한국여행을 통해 마음의 창을 활짝 열고 많은 것을 담으려 했다. 자동차를 rent해서 지방 곳곳을 다니며 주로 AGODA 앱으로 숙소를 찾고 거의 매일 숙소가 바뀌는 여행이었다.가능한 유명 관광지보다는 현지인들과 만나고 농촌 마을에 들러 대화 할수 있는 곳을 찾아 다녔다. 예전엔 잘 몰랐는데 한국의 산하가 그렇게 아름다운지 미쳐 몰랐었다.오랫 동안 멀리 떨어져 있고서야 보이기 시작하고 그제서야 그리워 지는 것들. 타임머신 타고 온 것처럼 스쳐가는 시간들을 돌이켜 보니...지나간 그 시간들은 언젠가는 였었고 그 사람들은 우리 곁에 있었다.은 곧 가 된다. 그러니,지금 이 순간이 소중하다.지금 곁에 있는 사람들이 참 귀하다.
2025.11.24 -
25. 보령 옛 국민학교-샤스타데이지
몇년 전 겨울 어느날 카톡 전화가 왔다.한국에서 온 옛 친구였다.OCEAN CITY에서 전화하는 것이란다.오션시티면 델라웨어주 바닷가에 있는 휴양 도시다.조지아주 애틀란타에 사는 처제네 방문 중에 처제 가족과 오션시티에 여행 온 것이란다.애틀란타에는 두어달 머물것이라 한다.이때는 내가 마침 은퇴한지 얼마 안돼 시간도 있겠다 너무 반가워 1월에 애틀란타를 방문하여 친구 부부를 만나 보기로 했다.그 당시 살던 뉴욕에서 애틀란타 까지는 약 900마일(1440Km)쉬지 않고 운전하면 14~15시간.아무래도 전성기는 쪼께 지난 나이라 하루에 가긴 무리한 코스다.그렇다고 비행기로 가기엔 낭만이 없다.중간에 노스캐롤라이나주 에서 하루 자고 가려 했다. 그런데 친구의 일정이 갑자기 변경되어 미국 여행을 단축하고 급..
2025.08.08 -
24. 칠갑산- 콩밭 매는 아낙네야
전에 한국에 있을 때 회식 후에 노래방에 가면 누군가는 꼭 이 노래를 불렀다.다들 흥에 겨운 회식 후 뒤풀이 자리인데 왜 사람들은 그렇게도 처절하고 슬픈 노래를 부를까?더 흥미로운 건 누군가 이 노래를 부르면 다들 따라 부른다.자신이 주인공인 것 처럼. 콩밭매는 아낙네야베적삼이 흠뻑 젖는다무슨 사연 그리 많아포기마다 눈물 심누나홀어머니 두고 시집 가던날 칠갑산 산마루에울어주던 산새 소리만 어린가슴 속을 태웠소 한국인의 한의 DNA를 흔들어 놓은 노래다.그 노래의 현장인 칠갑산에 처음 와 본다.저 멀리 칠갑산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청양 까치내 마을이다.냇물과 마을과 산이 너무나 조화롭다.마음의 안식을 갖기 참 좋은 곳이라 이틀을 머문다.펜션에 가볍게 읽을 책도 갖춰 있어 빈둥거리며 두어권을 읽었다.저녁 무..
2025.08.08 -
23. 정림사지.궁남지에서
정림사지 입구에서 재미 있는 입간판을 본다."부여 살아요""00리에서 왔어요""000아는데..."""얼굴보면 모르나 나이를..."아마 신분증 없이 무료 입장을 시켜달라고 떼쓰는 경로 및 부여군민이 꽤나 많은 가보다.오죽하면 저런 입간판까지 내걸까?이 곳 저 곳 다니며 실제로 떼쓰는 사람들을 꽤 보기도 했다.하도 떼를 쓰니 마지 못해 들어주는 것도 봤다.미국에서 저런 떼 쓰면 바로 경찰 부른다.경찰이 해답은 아니지만 떼쓰는 것이 때론 야박하다 싶을 정도로 통하지 않는 다는 것은 확실하다. 한국이 정이 많은 사회이다 보니 그런 연장선상에 있는 문화가 아닐까?백제 멸망후 1400여년을 버티고 있는 정림사지 5층석탑이 안쓰럽다.기존에 있던 5층석탑의 4면에 백제를 멸망시킨 소정방이 전승기록을 끄적여 놨다니 화가..
2025.08.08 -
22. 금강 하구둑*금사리 성당
햇빛에 반짝이는 물결이 고운 금강 하구둑을 건너니 충청도 서천이다.하구둑 철새 도래지에 생태 전시관이 잘 꾸며져 있어 조류를 관찰 할 수 있다.5월은 철새 도래 시기가 아니라 새들이 많이는 보이지 않는다.물고기들이 가끔씩 물밖으로 튀어 오르며 봄날을 만끽하고 있다. 이 곳은 철새들의 낙원이라 불린다고 한다.남북을 오가는 새들의 중간 기착지로서 안성 맞춤의 환경이라고 한다. 수시로 이리 저리 왔다 갔다 하는 일부 줏대 없는 이 철새라는 단어를 부정적으로 인식시키기도 한다. 철새들은 그저 자신들의 생존의 길을 따라 이동 할 뿐이다. 철새의 이동은 동서 이동보다는 남북 이동이 대부분이라고 한다.사람이 이동하는 지구적 경로는 남북 이동보다 동서 이동이 훨씬 많다니 묘하게 대조된다.그러고 보면 철새나 사..
2024.12.24 -
21. 변산*부안_해안의 노래
바다와 육지가 만나는 곳 해안은 참으로 특별하다.바다(물)와 육지(흙)는 자기 영역을 지키려 쉼 없는 몸싸움을 한다.깍아지른 해안 절벽은 육지가 철벽 방어에 성공한 곳이다.넓직한 모래해변은 바다가 우세승을 거두어서 수시로 밀물을 육지쪽으로 올려 보낸다.물 반, 흙 반의 넓은 갯벌이 있는 곳은 어떤가?두 세력의 타협의 산물이다.같이 공존하는 곳이다. 변산과 부안의 해안에는 이 모든 것들이 있다.오늘은 변산 부안 해안을 따라 내려 간다.땅이 지켜낸 변산해수욕장 근처 해안가 평지엔 바람을 덜 맞으려 키 작은 꽃들이 땅에 바짝 엎드려 핀다.지혜롭다. 바다와 육지의 대결에 제3자인 인간이 자주 개입을 한다.물의 허리를 뚝 잘라 방조제라 칭하고 땅을 넓혀준다.물이 서운해 하겠다. 방조제 둑에 부딪치는 파도 소리는..
2024.12.24 -
20. 변산 *부안- 석양, 동백 그리고 이별
한국여행 40일째다.약간의 피로가 온다.부안의 변산 해수욕장에서 이틀간 충전하기로 했다.조용하고 아늑한 해수욕장과 순한 바다가 몸과 마음을 충전하기에 제법 좋은 곳이다. 일몰의 광경은 언제 봐도 묘하다.일출의 그것과는 사뭇 결이 다르다.대개 일출을 보는 사람들은 출발과 희망을 생각하지만 일몰을 보는 사람은 감상에 젖는다. 왜 그럴까? 나에게로 다가오는 것과 내게서 멀어지는 것의 차이 아닐까?떠오르는 태양은 하루를 함께 할 시작, 희망으로 인식하지만저녁 노을을 보면서 사람들은 헤어짐을 떠 올린다.나는 여기에 남아 있는데 무엇인가는 저 너머로 사라지는구나. 헤어지지 않으려면 같이 따라가면 되겠지.지구가 자전하는 속도로 태양을 따라 가면 일몰은 없다.이별도 없다.슬픔도 없다. 그러나, 그것이 불가능함도 우리..
2024.12.24 -
19. 고군산군도-섬들의 고향
'섬은 배를 타고 가야 제맛' 이긴 하다.그러나 맘 내킬 때 훌쩍 떠나 올 섬도 필요하지 않을까?기나긴 방조제와 다리들이 섬으로의 여행에 자유를 준다.광활한 바다풍경이 심장 박동수를 UP 시킨다.엔도르핀 수치가 저절로 올라가는 듯하다.양옆으로 광활한 바다를 아우르며 새만금 방조제를 건넌다.첫 번째 섬인 신시도다.이 섬에 와서야 비로소 알게 된게 있다. 안내문을 보니 신라 시대 최치원 선생이 이 곳 신시도 월영산(198m) 정상에 월영대라는 단을 쌓고 여기서 글을 읽었단다.그런데 그 소리가 바다 건너 중국까지 들렸다고 한다.과장된 이야기가 최치원 선생의 위상을 더욱 짐작케 한다.이 섬에는 최치원 선생 과 관련 있는 유적이 여럿 있다고 한다.고군산군도의 첫번째 관문인 신시도를 지나 무녀도의 무녀 2구..
2024.12.24 -
18. 군산 청보리밭_사잇길로 걸어가면...
군산 초입에 있는 청보리밭이다.5월 중순에 접어들어서인지 청보리밭이 이제는 약간 황금색을 띄기 시작했다.6월 상순 쯤에는 아마 보리 수확 시기일테니 곧 들판 전체가 황금색으로 바뀌겠지.일렁이는 보리밭 저 멀리 메타세콰이어 숲이 병풍처럼 서 있다.저 숲이 자연숲은 아닐텐데 조성 의도가 궁금하다.이런 너른 보리밭을 만나는 건 국민학교 시절 이후 처음 인 것 같다.이 청보리밭을 바라보니 국민학교 시절의 그 청보리밭 기억들이 스멀스멀 피어 오른다.그런 기억이 내게 아직 남아 있었나?잊고 지냈다.여기에 오니 방아쇠를 당긴 듯 불현듯 깊이 잠자던 그 기억들이 꿈틀 거린다.아련하다. 그러고 보면 여행이란...잊어 버리거나 또는 잃어 버렸던 나(자아)를 발견하는 시간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세월에 부대끼며 우리는 얼..
2024.10.29 -
17. 전주*완주-산속에 보석이 있다
전주 한옥마을이다.전국을 다녀 보니 곳곳에 한옥 마을이 많다.유명세로 치면 이곳 전주 한옥 마을이 빠지지 않을 것이다.그런데 와 보니 입구 쪽은 상업화가 도가 지나칠 정도로 많이 진행되어 상가 같은 느낌이다.그래도 반대편으로 가니 한옥마을 다운 고즈녁한 분위기도 있다.해외 관광객들이 한옥 체험을 많이 하고 가서일까?미국에서도 한옥스타일로 집 짓는 곳이 여기 저기 있단다.전생(?)의 양반 시절을 추억하며 분위기를 잡아 보는데....목숨걸고 상소를 올리던 대쪽 같던 선비들의 일화는 이제 옛날 이야기. 백운 옥판차 카페에서 배운 다도를 시연해 본다.양반 노릇도 쉽지는 않구나."어험...게 누구 없느냐!""게 없다."무엇을 그리 부려먹으려고 양반들은 게 누구 없냐고 허구헌 날 부르짖었을까?게 누구 없으면 본인..
2024.10.29 -
16. 강진_세월이 외로워 한다
월출산 자락에 있는 월출산 차밭에는 5월이 돌아 다니고 있다.초록의 향연이다.진정한 색깔.빨주노(초)파남보에서 정확히 가운데 색깔이 초록 아니던가?인간이 볼 수 있는 가시광선 중 가운데 파장을 차지 하고 있으니 이 색은 자극적이지 않다.그래서 우리를 편하고 차분하게 하는가보다.평지를 달리던 차밭의 연초록이 멀리 진한 초록의 월출산으로 올라가 블루의 색을 얻더니 흰구름 풀어 놓은 하늘이 되었네. 멀리 월출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다.병풍처럼 바람을 막아주니 이 곳 차나무들은 포근하겠다.그나저나 월출산은 참 잘 생겼네.조선 세조 시절 김시습( 생육신의 한사람)은"남쪽 고을의 한 그림 가운데 산이 있으니 달은 청천에서 뜨지 않고 이 산간에 오르더라"라고 노래했다 한다.이 녹차밭 너머 저 산을 보니 김시습..
2024.09.19 -
15. 다랭이논 * 화개장터
다랭이 마을에 왔다.이 곳은 바닷가에 거의 45도 경사진 가파른 산비탈에 있는 논이다.바닷가에 있지만 어업 대신 농업을 택했단다.항구도 없고 해변도 없어서이다.심한 경사를 유지하며 깍인 해안 산비탈에 계단식 논을 만들어 삶을 유지한다.이른바 다랭이 논이다. 초록색 산과 논을 거쳐 해안으로 이어지는 바다와 수평선을 공유하며 만나는 하늘이 blue 계열 스펙트럼으로 쭉 이어져 있다.양파, 마늘, 시금치등을 이모작으로 재배하며 3월에는 유채꽃이 만발 한단다.지금은 작물을 심으려 손질해 놓은 황토흙들도 정겹다. 돌을 쌓아 계단처럼 만든 논은 정형화된 틀이 없다.산의 모습과 자태에 따라 들쑥날쑥 만들어 진 680여개 논들은 3평짜리부터 300평짜리까지 다양하다자연을 이기려 하지 않고 순응하며 함께 사는 모습..
2024.09.19 -
14. 죽방렴 * 독일마을* 물건리 방조어부림
남해섬 ‘지족해협’에 있는 죽방렴이다.V자 모양의 대나무 그물(죽방)이 양팔 벌린 채 물살을 맞고 있다.밀물과 썰물에 회유하는 고기를 물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몰리도록 유도하여 끝에 몰린 고기들을 건져내는 고정식 어장이란다 500여 년을 유지해 오고 있는 세계유일의 고기잡이 방식이란다.여기서 주로 멸치가 잡히는데 이 멸치를 죽방 멸치라 부른단다.멸치도 뼈대 있는 가문이긴 하지만 워낙 흔한 뼈대이다 보니 식탁에서 조연이었지 주연은 아니었잖은가.그런데 남해섬에 오니 멸치가 당당히 주연 대접을 받고 있다.멸치 팔자도 지역에 따라 다르구나.멸치를 메인 요리로 내세우는 식당들이 많다.멸치회, 멸치튀김, 멸치찌개, 멸치쌈밥 등등...남해향촌 식당에서 멸치 쌈밥을 시켰다.멸치가 주인공인 음식은 처음 시켜본다.통멸치..
2024.09.19 -
13. 아! 통영...
한국의 산야가 그렇게 아름다운 줄 예전엔 미처 몰랐다.한국의 시냇물이 그렇게 아름다운 줄 예전에 미처 알지 못했다.물론 예전에도 산이나 물은 아름다웠겠지.그러나 이번 여행길에서 만나는 모든 산 모든 물이 뼛속까지 아름답게 느껴진다.거기에 바다가 만나면 또 얘기가 달라진다.통영이다소설이나 영화를 통해 접했던 통영은 내 상상 속에서 이상적인 여행지였다.그리고 이번 여행에서 1순위로 가고 싶은 곳이었다.언덕길이면서 골목길을 따라 올라간다.쇠락했던 산비탈 마을에 색깔과 벽화를 입혀 아기자기한 동네로 변신한 동피랑 마을이다.물을 향해 내달리던 땅들이 해안을 감싸안아 만(bay)을 만들고 사람들은 거기에 집을 짓고 고기를 잡는다. 나폴리보다 낫다는 사람들도 많지만 내 눈에 좋으면 그만이지 비교할 것 까지는 없겠다...
2024.09.19 -
12. 바람의 언덕에 서다
서로 다른 이질적인 존재가 부딛치며 만나는 지점이 있다.이른반 경계(boundary)다.육지와 바다 , 바다와 하늘, 나라와 나라, 지구와 우주...이름 붙이기 좋아하는 인간은 해안선, 수평선, 국경선, 대기권...이라 부른다.데모하는 군중과 진압경찰의 대치 현장, 남북의 경계인 휴전선, 인간의 만남현장.... 도 마찬가지다.그런데 그 경계는 치열한 곳이다.인간이 만든 경계든 자연의 경계든 똑 같다. 본질은 영역 다툼이다.내 영역을 좀 더 크게 하려는 것.모나고 커다랗던 돌들도 그 다툼에 깍이고 깍이어 모가 적은 둥글고 납작한 모양으로 변해간다.내부가 단단하지 않던 돌들은 모래가 되어 이미 사라졌을 터.자존감 강한 돌들만 아직 버티고 있다. 여기는 학동 흑진주 몽돌 해변이다. 이 해변에서 듣는 저 소리..
2024.09.19 -
11. 해금강 * 외도_시간의 두께
굴러 가는 것에는 바퀴가 있다.부지런히 빙글빙글 돌지만 바퀴의 지나온 괘적은 늘 땅과 만난다.그리고 만난 자리에 자국을 낸다.굴러 가는지 달려 가는지 나는 모르나 시간이, 세월이 지나간 자리에는 저 사진에서처럼 단단한 바위에도 자국이 남는다.비 오고, 파도치고, 순한 바람, 성난 바람, 천둥, 번개, 때론 새들의 지저귐까지 세월의 두께가 쌓였다. 가로, 세로로 쭉쭉 금이 가기도 하고 틈이 생기기도 하고 때론 떨어져 나가 움푹 패이기도, 돌출 하기도 한다.틈이 생기고 패이고 돌출한 곳에 사람들은 이름을 갖다 붙인다.병풍바위, 미륵바위, 촛대바위, 해골바위, 두꺼비 바위, 돛대바위,사자바위, 십자동굴..... 저 바위가 저만 살려고 다른 존재를 거부했다면 저렇게 아름답진 않을 것이다.그 틈새에 흙을 넣어주..
2024.09.19 -
10. 수로왕* 김영삼
약 10여년 쯤 전인가?손님중에 근처의 세인트 존스 병원에 근무하는 인도 출신 간호사 여자가 있었는데 어느날 가게에 와서 물었다..처음엔 뭔 말인가 했다.조상 때부터 김해에서 살다가 왔느냐는 건가?이 사람이 계속 말하는 걸 들으니 내용은 이랬다. 세인트 존스 병원에서 요양원도 운영하는데 거기에서 근무한다.요양원 입소자 중에 한국 사람이 있는데 그가 말하길 자기는 김해김씨인데 조상의 시조가 왕이었단다.그 왕이 2000여녀전 인도에서 온 공주와 결혼 했다.그러니 당신(간호사)은 우리 할머니 나라의 사람이다. 이 간호사가 그 말을 듣고 믿을 수가 없었단다.2000년 전에 인도 공주와 한국 왕이 결혼 하다니.이리저리 검색해서 알아 봤더니 그게 사실이더란다.심지어 이 간호사도 허황후 고향인 아유디아시에서 ..
2024.09.19 -
9. 합천 _나는 자연인이다
충주를 떠나 경남 합천 가야산 산골로 가서 3박 4일 자연인으로 산다.지인이 봄 가을에 산나물 하러 한달 쯤 가서 머무는 완전 산속 시골집이다. 요즘은 들일을 할 때 이렇게 완전군장 차림이란다.방독면만 쓰면 화생방도 문제 없겠다. 6군단 직속 생화학 연막 중대 출신인 나는 이런 비슷한 차림을 많이 해 봤다.전투 준비는 끝.고사리 고지 전투와 엄나무 순 따기 전투 모드에 비정규 여군 한 명과 같이 돌입한다.고사리 꺽는 재미가 쏠쏠하다.지인의 부친이 엄나무를 산에 지천으로 심어 놔서 엄나무밭이다.엄나무는 가시가 엄청 많은 걸 처음 알았다.사람이나 동물들이 순을 못 따게 하려고 엄나무는 가시로 무장을 하고 있을 텐데...순따기가 약간 미안하기도 하다.그러나, 개인적으로 엄나무 순이 두릅 순보다 쌉싸름하니 ..
2024.09.16 -
8. 의림지_노마드의 생활
인천공항에 도착한 이후 약 이십여일이 지났다.매일 매일 숙소가 바뀐다.가끔 이틀을 묵는 곳이 있지만 대개 하루다.현대판 노마드(유목민) 와 다를 바 없는 것 같다.날마다 짐을 풀고 싸는 것이 보통일은 아니다.그런데 사람 사는 게 늘 그렇듯 날마다 반복하니 일상이 되어 간다.군대간 어리숙한 이등병이 시간 지나면 숙달된 조교가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미국에서 주로 사용하던 호텔 예약 앱은 Airbnb, booking.com, Tripadvisor 였다.그런데, 한국 호텔을 예약하려고 조사해 보니 아고다(Agoda) 라는 앱이 있었다.아고다는 싱가포르에 본사가 있는 아시아 기반 앱이다. 아시아 여행을 할 때는 아고다 앱으로 예약하는 것이 다른 앱보다 물량(호텔 리스트)이 더 많고 가격도 더 저렴한 걸 발..
2024.09.16 -
7. 봉평_문학이 향기가 되다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한 때 저 문장이 나를 사로 잡은 적이 있다.햐!!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 하단다.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달에 푸르게 젖었단다.숨막힐 듯한 문장이었다.소금을 뿌린 듯 하얀 꽃 핀 달밤의 메밀밭 풍경은 한동안 내 마음속의 이상향이었다.봉평의 이효석 기념관과 생가에 왔다. 달빛 언덕 고교시절 국어 교과서에 수록됐던 그의 대표 수필 ‘낙엽을 태..
2024.07.15 -
6. 용문사에서_소리에 빠지다
숙소에서는 노트북으로 다음 날 들를 장소, 식당 할 일 등을 검색하여 일정을 짜고 휴대폰의 네이버 네비게이션에 장소를 입력해 둔다.늘 쓰던 구글맵이 편리한데 유독 한국에서는 구글 네비게이션이 작동을 안한다.한국정부의 지도 사용 허가를 받지 못해서라고 한다. 민감한 군사정보 때문이라는데...네이버 네비게이션도 편리한데...다만 목적지에 거의 다 가면 정확도가 떨어지곤 하는 것이 흠이다. 남이섬에서 북한강 하류로 내려 오니 프랑스마을과 이탈리아 마을이 있다.멀리 유럽까지 갈 시간이 없다면 이 곳에서 유럽의 맛보기도 괜찮을 듯 하다.대부분 유럽 나라의 특징인 좁은 골목 언덕길과 파스텔조의 건물, 돌이나 벽돌 포장길, 그리고 마을 안 작은 광장을 잘 재현해 놓았다.부슬부슬 내리는 가랑비에 아침이 젖어드는 유럽 ..
2024.07.15 -
5. 남이섬 -공작 날개를 펴다
선착장에서 바라보니 남이섬이 청평호에 가랑잎처럼 떠 있다. 나미나라 공화국(남이섬을 이 곳에선 이렇게 부르고 있다.) 에 입국하려면 '출입국관리사무소' 를 지나야 한다.9시 첫 배편을 타기위해 입국 심사대에서 수속을 했다.이른 시간에 날씨가 꾸물거리는 탓일까?사람들이 많지 않아 한가해 좋다.5분 후에 나미공화국에 도착한다.미국도 이렇게 가까우면 좋으련만... 이 곳엔 모든길이 다 있다.잣나무길 은행나무길 굴피나무길 메타세콰이어길 기찻길 오솔길....살면서 힘든 길을 지나온 사람들이 이 길을 걸으면 참으로 힐링이 되겠다.연, 수련 등이 있는 연못, 폭포도 있다.식물과 더불어 타조, 청설모, 다람쥐, 토끼, 공작새 등 가두어 지지 않은 많은 동물들이 공존하고 있다.하늘까지 뻗어 오르는 나무들과 광활한 ..
2024.07.15 -
4. 두물머리에 봄바람 분다
따로 방황하다 만나는 강이라 그럴까?아름답다.저 북쪽 산과 계곡을 방황하다 홀로이 흘러온 북한강.남쪽 산야를 기어다니다 지친 몸으로 찾아온 남한강.둘이 만났다.기뻐 뛰며 노래라도 부를만 하건만그들은 봄날의 나른함을 베개삼아 그렇게 누워 조용히 흐르고 있다.아름다워서 눈이 부시네.양수리!이제는 두물머리하고 부른다지?별빛같은 얼음을 드리우고 치열한 침묵을 토해내던 겨울이 언제였더냐.지금은 봄날!강물 지나온 산과 계곡, 들판의 소식은 꽃으로 피어 우리에게 말하는구나.지나온 험하고 외롭고 힘겨웠던 모든 것들은 꽃으로 필수 있다고.저 강위에 바람도 부네. 간판에 이영자도 반한 소떡소떡이라고 써 있는데..소떡소떡이 도대체 뭐야? 가게주인에게 소떡이 뭐냐고 물어보니소시지와 떡을 교대로 꼬치에 꽃아 양념을 묻혀 먹는..
2024.07.14 -
3. 대한 곱창 만세다! (익선동 인사동에서)
북적 거리는 한국 전통 인사동 문화의 거리에서는 도 가 되네. 이 거리엔 거의 모든 간판이 한글이다.세종대왕님이 여기 오시면 그래도 웃으시겠다.아기를 낳지 않는 시대에유모차 끌고 여행 다니는 아기 엄마의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생각 같아서는 컵파스타 하나 사 주고 싶었다. 리어카도 간신히 다닐만한 좁은 골목길에 외국인 관광객이 넘쳐난다.종로구 익선동 뒷골목의 한옥거리다.한옥에 살던 토박이 서민들은 떠나고 각종 먹거리 옷거리(?) 가게들이 점령했는데 거길 또 외인 관광객들이 점령 하고자 진을 치고 있다.순대곱창을 점령하겠다고 줄지어 선 저 인파를 보라.내부에는 예전 연탄불 화덕 같은 불판에 곱창을 올려 지글거리는 일단의 외인 점령군들이 쐬주로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은발의 중년 서양 여..
2024.07.14 -
2. 경복궁에서
경복궁은 한복으로 넘실대고 있었다.신기하게도 한복을 입은 사람들은 외국인이 태반이다.한국 사람들이 명절이나 결혼식에만 입을까 말까한 한복에 왜 외국인들은 열광할까?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가 바로 위의 사진이다.고개 숙여 핀 단아한 능수 벚꽃이 경회루에 꽃 양산을 씌어 주고 있다.그 아래서 한복차림의 외국인들이 한국의 미를 마음에 담고 있다. 600여년 전 한양을 도읍으로 정하고 경복궁을 설계한 정도전 선생은 이런 날이 올 줄 알고 계셨을까?오래전 경복궁을 몇번 다녀 온적은 있지만20여년을 외국에서 머물다 다시 찾은 경복궁은 우리의 혼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왁자지껄 붐비는 궁궐의 뒤편 담장에 가면 이런 고즈녁함이 있다.이런 곳의 매력을 외국인들은 아직 잘 모르나보다.이렇게 좀 ..
2024.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