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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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금강 하구둑*금사리 성당
햇빛에 반짝이는 물결이 고운 금강 하구둑을 건너니 충청도 서천이다.하구둑 철새 도래지에 생태 전시관이 잘 꾸며져 있어 조류를 관찰 할 수 있다.5월은 철새 도래 시기가 아니라 새들이 많이는 보이지 않는다.물고기들이 가끔씩 물밖으로 튀어 오르며 봄날을 만끽하고 있다. 이 곳은 철새들의 낙원이라 불린다고 한다.남북을 오가는 새들의 중간 기착지로서 안성 맞춤의 환경이라고 한다. 수시로 이리 저리 왔다 갔다 하는 일부 줏대 없는 이 철새라는 단어를 부정적으로 인식시키기도 한다. 철새들은 그저 자신들의 생존의 길을 따라 이동 할 뿐이다. 철새의 이동은 동서 이동보다는 남북 이동이 대부분이라고 한다.사람이 이동하는 지구적 경로는 남북 이동보다 동서 이동이 훨씬 많다니 묘하게 대조된다.그러고 보면 철새나 사..
2024.12.24 -
21. 변산*부안_해안의 노래
바다와 육지가 만나는 곳 해안은 참으로 특별하다.바다(물)와 육지(흙)는 자기 영역을 지키려 쉼 없는 몸싸움을 한다.깍아지른 해안 절벽은 육지가 철벽 방어에 성공한 곳이다.넓직한 모래해변은 바다가 우세승을 거두어서 수시로 밀물을 육지쪽으로 올려 보낸다.물 반, 흙 반의 넓은 갯벌이 있는 곳은 어떤가?두 세력의 타협의 산물이다.같이 공존하는 곳이다. 변산과 부안의 해안에는 이 모든 것들이 있다.오늘은 변산 부안 해안을 따라 내려 간다.땅이 지켜낸 변산해수욕장 근처 해안가 평지엔 바람을 덜 맞으려 키 작은 꽃들이 땅에 바짝 엎드려 핀다.지혜롭다. 바다와 육지의 대결에 제3자인 인간이 자주 개입을 한다.물의 허리를 뚝 잘라 방조제라 칭하고 땅을 넓혀준다.물이 서운해 하겠다. 방조제 둑에 부딪치는 파도 소리는..
2024.12.24 -
20. 변산 *부안- 석양, 동백 그리고 이별
한국여행 40일째다.약간의 피로가 온다.부안의 변산 해수욕장에서 이틀간 충전하기로 했다.조용하고 아늑한 해수욕장과 순한 바다가 몸과 마음을 충전하기에 제법 좋은 곳이다. 일몰의 광경은 언제 봐도 묘하다.일출의 그것과는 사뭇 결이 다르다.대개 일출을 보는 사람들은 출발과 희망을 생각하지만 일몰을 보는 사람은 감상에 젖는다. 왜 그럴까? 나에게로 다가오는 것과 내게서 멀어지는 것의 차이 아닐까?떠오르는 태양은 하루를 함께 할 시작, 희망으로 인식하지만저녁 노을을 보면서 사람들은 헤어짐을 떠 올린다.나는 여기에 남아 있는데 무엇인가는 저 너머로 사라지는구나. 헤어지지 않으려면 같이 따라가면 되겠지.지구가 자전하는 속도로 태양을 따라 가면 일몰은 없다.이별도 없다.슬픔도 없다. 그러나, 그것이 불가능함도 우리..
2024.12.24 -
19. 고군산군도-섬들의 고향
'섬은 배를 타고 가야 제맛' 이긴 하다.그러나 맘 내킬 때 훌쩍 떠나 올 섬도 필요하지 않을까?기나긴 방조제와 다리들이 섬으로의 여행에 자유를 준다.광활한 바다풍경이 심장 박동수를 UP 시킨다.엔도르핀 수치가 저절로 올라가는 듯하다.양옆으로 광활한 바다를 아우르며 새만금 방조제를 건넌다.첫 번째 섬인 신시도다.이 섬에 와서야 비로소 알게 된게 있다. 안내문을 보니 신라 시대 최치원 선생이 이 곳 신시도 월영산(198m) 정상에 월영대라는 단을 쌓고 여기서 글을 읽었단다.그런데 그 소리가 바다 건너 중국까지 들렸다고 한다.과장된 이야기가 최치원 선생의 위상을 더욱 짐작케 한다.이 섬에는 최치원 선생 과 관련 있는 유적이 여럿 있다고 한다.고군산군도의 첫번째 관문인 신시도를 지나 무녀도의 무녀 2구..
2024.12.24 -
17. 전주*완주-산속에 보석이 있다
전주 한옥마을이다.전국을 다녀 보니 곳곳에 한옥 마을이 많다.유명세로 치면 이곳 전주 한옥 마을이 빠지지 않을 것이다.그런데 와 보니 입구 쪽은 상업화가 도가 지나칠 정도로 많이 진행되어 상가 같은 느낌이다.그래도 반대편으로 가니 한옥마을 다운 고즈녁한 분위기도 있다.해외 관광객들이 한옥 체험을 많이 하고 가서일까?미국에서도 한옥스타일로 집 짓는 곳이 여기 저기 있단다.전생(?)의 양반 시절을 추억하며 분위기를 잡아 보는데....목숨걸고 상소를 올리던 대쪽 같던 선비들의 일화는 이제 옛날 이야기. 백운 옥판차 카페에서 배운 다도를 시연해 본다.양반 노릇도 쉽지는 않구나."어험...게 누구 없느냐!""게 없다."무엇을 그리 부려먹으려고 양반들은 게 누구 없냐고 허구헌 날 부르짖었을까?게 누구 없으면 본인..
2024.10.29 -
7. 봉평_문학이 향기가 되다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한 때 저 문장이 나를 사로 잡은 적이 있다.햐!!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 하단다.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달에 푸르게 젖었단다.숨막힐 듯한 문장이었다.소금을 뿌린 듯 하얀 꽃 핀 달밤의 메밀밭 풍경은 한동안 내 마음속의 이상향이었다.봉평의 이효석 기념관과 생가에 왔다. 달빛 언덕 고교시절 국어 교과서에 수록됐던 그의 대표 수필 ‘낙엽을 태..
2024.07.15 -
6. 용문사에서_소리에 빠지다
숙소에서는 노트북으로 다음 날 들를 장소, 식당 할 일 등을 검색하여 일정을 짜고 휴대폰의 네이버 네비게이션에 장소를 입력해 둔다.늘 쓰던 구글맵이 편리한데 유독 한국에서는 구글 네비게이션이 작동을 안한다.한국정부의 지도 사용 허가를 받지 못해서라고 한다. 민감한 군사정보 때문이라는데...네이버 네비게이션도 편리한데...다만 목적지에 거의 다 가면 정확도가 떨어지곤 하는 것이 흠이다. 남이섬에서 북한강 하류로 내려 오니 프랑스마을과 이탈리아 마을이 있다.멀리 유럽까지 갈 시간이 없다면 이 곳에서 유럽의 맛보기도 괜찮을 듯 하다.대부분 유럽 나라의 특징인 좁은 골목 언덕길과 파스텔조의 건물, 돌이나 벽돌 포장길, 그리고 마을 안 작은 광장을 잘 재현해 놓았다.부슬부슬 내리는 가랑비에 아침이 젖어드는 유럽 ..
2024.07.15 -
5. 남이섬 -공작 날개를 펴다
선착장에서 바라보니 남이섬이 청평호에 가랑잎처럼 떠 있다. 나미나라 공화국(남이섬을 이 곳에선 이렇게 부르고 있다.) 에 입국하려면 '출입국관리사무소' 를 지나야 한다.9시 첫 배편을 타기위해 입국 심사대에서 수속을 했다.이른 시간에 날씨가 꾸물거리는 탓일까?사람들이 많지 않아 한가해 좋다.5분 후에 나미공화국에 도착한다.미국도 이렇게 가까우면 좋으련만... 이 곳엔 모든길이 다 있다.잣나무길 은행나무길 굴피나무길 메타세콰이어길 기찻길 오솔길....살면서 힘든 길을 지나온 사람들이 이 길을 걸으면 참으로 힐링이 되겠다.연, 수련 등이 있는 연못, 폭포도 있다.식물과 더불어 타조, 청설모, 다람쥐, 토끼, 공작새 등 가두어 지지 않은 많은 동물들이 공존하고 있다.하늘까지 뻗어 오르는 나무들과 광활한 ..
2024.07.15 -
4. 두물머리에 봄바람 분다
따로 방황하다 만나는 강이라 그럴까?아름답다.저 북쪽 산과 계곡을 방황하다 홀로이 흘러온 북한강.남쪽 산야를 기어다니다 지친 몸으로 찾아온 남한강.둘이 만났다.기뻐 뛰며 노래라도 부를만 하건만그들은 봄날의 나른함을 베개삼아 그렇게 누워 조용히 흐르고 있다.아름다워서 눈이 부시네.양수리!이제는 두물머리하고 부른다지?별빛같은 얼음을 드리우고 치열한 침묵을 토해내던 겨울이 언제였더냐.지금은 봄날!강물 지나온 산과 계곡, 들판의 소식은 꽃으로 피어 우리에게 말하는구나.지나온 험하고 외롭고 힘겨웠던 모든 것들은 꽃으로 필수 있다고.저 강위에 바람도 부네. 간판에 이영자도 반한 소떡소떡이라고 써 있는데..소떡소떡이 도대체 뭐야? 가게주인에게 소떡이 뭐냐고 물어보니소시지와 떡을 교대로 꼬치에 꽃아 양념을 묻혀 먹는..
2024.07.14 -
3. 대한 곱창 만세다! (익선동 인사동에서)
북적 거리는 한국 전통 인사동 문화의 거리에서는 도 가 되네. 이 거리엔 거의 모든 간판이 한글이다.세종대왕님이 여기 오시면 그래도 웃으시겠다.아기를 낳지 않는 시대에유모차 끌고 여행 다니는 아기 엄마의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생각 같아서는 컵파스타 하나 사 주고 싶었다. 리어카도 간신히 다닐만한 좁은 골목길에 외국인 관광객이 넘쳐난다.종로구 익선동 뒷골목의 한옥거리다.한옥에 살던 토박이 서민들은 떠나고 각종 먹거리 옷거리(?) 가게들이 점령했는데 거길 또 외인 관광객들이 점령 하고자 진을 치고 있다.순대곱창을 점령하겠다고 줄지어 선 저 인파를 보라.내부에는 예전 연탄불 화덕 같은 불판에 곱창을 올려 지글거리는 일단의 외인 점령군들이 쐬주로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은발의 중년 서양 여..
2024.07.14 -
2. 경복궁에서
경복궁은 한복으로 넘실대고 있었다.신기하게도 한복을 입은 사람들은 외국인이 태반이다.한국 사람들이 명절이나 결혼식에만 입을까 말까한 한복에 왜 외국인들은 열광할까?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가 바로 위의 사진이다.고개 숙여 핀 단아한 능수 벚꽃이 경회루에 꽃 양산을 씌어 주고 있다.그 아래서 한복차림의 외국인들이 한국의 미를 마음에 담고 있다. 600여년 전 한양을 도읍으로 정하고 경복궁을 설계한 정도전 선생은 이런 날이 올 줄 알고 계셨을까?오래전 경복궁을 몇번 다녀 온적은 있지만20여년을 외국에서 머물다 다시 찾은 경복궁은 우리의 혼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왁자지껄 붐비는 궁궐의 뒤편 담장에 가면 이런 고즈녁함이 있다.이런 곳의 매력을 외국인들은 아직 잘 모르나보다.이렇게 좀 ..
2024.07.14 -
1. 남산에서_봄의 교향악
4월2024년봄...서울 그 곳에서는 바야흐로 봄의 교향악이 연주되고 있었다.봄의 교향악단 지휘자는 힘차게 그 지휘봉을 진달래를 향하여 힘차게 내어 젓는다.남산골 한옥마을 진달래가 화들짝 피고 이런 저런 꽃들도 박자에 맞춰 덩달아 피어난다. 내가 사랑하는 소나무와 진달래와 장독대를 보니 고향 뒷산과 고향집이 떠오른다. 난타공연은 리듬의 향연이었다그 리듬은 한국인의 뼛속까지 즉 DNA에 스며들어 있는 사물놀이 등에서 볼 수 있는 리듬이다.원시적 폭발력의 리듬 뿐 아니라 뚜렷한 줄거리와 드라마가 있다.대개의 연극이 가지는 무거운 주제나 엄숙한 분위기와는 다른 잔칫집 분위기가 한국인의 흥을 자극한다.그런데 관객의 90% 정도는 외국인이다. 봉준호(영화감독)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으로 인용한 말이..
2024.07.13